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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의 미래

생성형 AI 시대 언론사 디지털 전략의 방향

by 수레바퀴 2024. 6. 25.

매체 전략을 수립할 때 질문의 방향.

창간 20주년이 임박한 한 신문에서 '매체 전략' 강연을 했다. 온라인 매체를 먼저 시작해서 종이신문을 발행하는 형태로 조직과 업무를 변형시켰다. 결국 이 신문의 비즈니스는 대형 언론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귀결됐다. 컨퍼런스를 비롯 다양한 이벤트 개최, 광고가 핵심이다. 버티컬 매체를 발행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다.

이날의 주제는 '전환 VS 수성'으로 잡았다. 두 가지 모두 비용이 들지만 '수성'이 더 안전하고 확실한 것은 사실이다. 전환에 초점을 둔다면 '수성'보다는 더 불편하고 불확실하다. 그래도 전환을 결정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이 매체가 5년 전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보다 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 신문이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신뢰'다. 하지만 '정론'에 대한 철저한 자기 성찰이 요구된다. 그것은 사회적 대안을 찾는 기존 이벤트의 목표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디지털에서 독자와 접점을 확보하는 노력은 기술적인 배경을 가져야 하다. 또한 독자 연결과 관계를 심도있게 가져가는 업무 조직 문화의 밑그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른바 유익한 정보 즉, 제품이 가능하다. 이 매체의 전환 목표를 유료 구독자 기반의 비즈니스의 확장에 둔다면 단계적 전략은 명확하다. 첫째, 독자와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이다. 둘째, 수요에 걸맞는 타깃 콘텐츠 생산 여건을 갖추는 것이다. 셋째, 인력을 재배치하고 기술을 동원하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를 생산, 배포하는 뉴스룸을 넘어서는 전환이 필요하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변화에서 뉴스 기반의 미디어 기업이 채택하는 독자-데이터-기술의 3박자다. 포털, 스마트폰, 소셜미디어(유튜브)를 거치면서 매체의 대응은 뉴스 배포와 제작에 주안점을 뒀다. 독자를 알아내고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며 적절한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는 부족했다. 

포털 뉴스조차 무너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의 대형 사건사고에도 뉴스 이용률에 큰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이용자의 뉴스 회피 현상도 있지만 포털의 매력도가 그만큼 퇴조한 것이다. 포털의 추천 랭킹 알고리즘도 그 수명을 다했다. 그리고 모바일 생태계, 유튜브 성장은 포털 중심의 정보 생태계에 균열을 가져왔다. 

이제는 생성형 AI(개인 비서)의 등장이 임박하다. 나는 그래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전환의 좌표를 가질 것인가? 예를 들어 한국 언론은 디지털에서 한번도 자기 플랫폼 전략을 제대로, 집중적으로 추구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독자 관계의 강화가 전무했다. 가치와 경험을 좇는 독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이는 제품 전략과도 닿아 있다. 디지털 기술의 진화는 개인화로 집약된다. 기존의 뉴스 생산 영역에 비해서는 더 좁게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은퇴'라는 주제도 마찬가지다. 5060세대를 타깃으로 하더라도 '동남아시아 은퇴 생활을 계획하는 5060' 등으로 더 세밀하게 가져가야 한다. (어지간하면 해외 매체를 언급않지만 이날은 보스톤글로브, FT 같은 해외매체를 인용했다.)

우리 매체에서 구독 모델은 유효한가, 구독 모델 이상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그렇다"고 하는 경우는 조직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기존의 뉴스조직은 뉴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차세대 뉴스룸은 보고서, 게임, 증강현실, 영상 등 모든 스토리를 제작하여 독자의 경험과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제품에 이어 기자(프로듀서), 브랜드까지도 IP(지적 재산)가 돼야 한다.

리더십의 역할. 언론사 의사결정구조에서 디지털 전환에 걸맞는 질문과 결정이 나와야 한다.


매체의 미래 전략에서 리더십은 결정적이다. 의사결정구조(거버넌스)에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수렴되지 않는다면 디지털 전환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일관성도 유지하기 어렵다. 리더십은 트래픽이나 발행부수 같은 일차적 성적을 넘어 독자 관계(커뮤니티), 저널리즘(콘텐츠 제품), 융합의 비전(조직, 비즈니스 전환)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사에서 새로운 '전략'은 기존과는 다른 주제와 형식의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 VS 수성'의 판단에서 리더십을 강력히 발휘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바뀌어야 한다. 강연을 끝내면서 "정작 중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은 기본기다. 언론사가 디지털 전환을 한다고 마음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거기서 출발하면 디지털 전환의 여정은 투명해진다"고 했다. 

* 7월에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대학 언론사, 매체(방송사), 수습기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 이어진다. 동질한 메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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