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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의 미래

온라인 저널리즘은 무엇인가...'오디언스 관계'다

by 수레바퀴 2024. 5. 1.

온라인 저널리즘에서 오디언스는 전부다. 한국 언론에서 오디언스는 전부가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미래가 불확실해졌다.

온라인 저널리즘에서 매체(기자)와 오디언스 관계는 일반적으로 뉴스 소비에서 비즈니스 환경에 걸쳐 파악할 수 있다. 각 단계에서 언론사의 대응도 필요하지만 오디언스와 함께 무엇을 하여 영향력을 형성할 것인지를 짚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이때 온라인 저널리즘은 전통 저널리즘을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정도는 아니다. 유료 구독 모델, 콘텐츠 변형, 기술 접목만 전개하는 것도 전부가 아니다. 오디언스가 미디어 브랜드에 대해 갖는 집단적, 개인적 경험을 재정의, 재설계해야 한다.

온라인 저널리즘은 오디언스에 대한 정의, 역할, 관계 모델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핵심이다. '오디언스 퍼스트'는 미디어 서비스 전략과 세부 계획을 오디언스에 맞추는 일이다. 한국 언론의 온라인 저널리즘에는 오디언스 좌표가 여전히 희미하다.

최근 한 대학서 '온라인 저널리즘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교과서적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은 취재 보도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는 저널리즘의 형식을 말한다. 전통 저널리즘에 대비하여 고유한 원칙과 특성을 띠고 기술적인 요소에서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뉴스 이용자인 오디언스1)의 행동을 이해하고 콘텐츠를 개인화 하는 제품의 측면, 스토리 외에도 콘텐츠에 대한 경험을 넓히는 서비스의 측면, 매체와 기자 브랜드를 기반으로 가치와 영향력을 심화하는 마케팅 및 비즈니스의 측면 등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성과'를 거두고 타깃 오디언스를 개발하려면 디지털과 그 저널리즘의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실시간성(즉시성), 상호작용성, 하이퍼텍스트, 멀티미디어, 아카이브(맥락성) 같은 속성이다. 뉴스조직은 웹사이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에서 뉴스를 제공하면서 이같은 특징을 구현한다. 언론사가 구현하는 방식은 크게 차이가 없는 편이다. 국내 언론사의 경우 주로 개별 매체의 뉴스가 다루는 시각이나 내용의 구체성에서 다소 차이가 날 뿐이다.

디지털 뉴스(서비스) 속성의 디테일을 충분하게 마무리하지 못하면 제품으로는 완성도, 서비스로는 밀도, 마케팅으로는 충성도가 취약해진다. 이는 핵심 오디언스의 만족도를 낮춘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목표도 스토리의 수집, 뉴스 생산 및 유통의 속도나 형태의 최적화에서 독자 관계, 참여, 보상 같은 경험과 가치의 영역으로 옮아간 것도 같은 배경이다.

오늘날 한국 언론의 온라인 저널리즘에 던져야 하는 근본적인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1. 참여 : 오디언스는 의견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뉴스조직은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2. 인터페이스 : 뉴스 서비스의 구조는 오디언스가 정보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데 효과적인가?
3. 기술 : 뉴스의 가독성, 간결성, 입체성, 사실성 등을 보완하는데 기술의 역할은 충분히 효과적인가?
4. 가치 : 뉴스조직과 기자의 신뢰와 명성을 지키고 강화하는 것을 뉴스 서비스의 목표로 하고 있는가?

디지털에서 뉴스의 디테일을 구현하는 것-저널리즘을 표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나의 뉴스가 갖춰야 하는 충실한 것을 채우는 영역이다. 예를 들면 모호하지 않은, 정직한 헤드라인부터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는 부제목, 주요한 메시지를 구분하는 접근(글머리 기호 또는 번호, 중간 제목), 하이퍼링크(자사 서비스 내부 또는 밖의 공신력 있는 정보 소스를 연결), 강조 표시된 단어(핵심 키워드, 주요 용어 등 표시), 간 단락의 요점 정리(글상자 노출 등) 같은 것이다. 

또한 온라인 저널리즘은 텍스트, 동영상, 이미지, 오디오, 데이터 시각화 등 다양한 미디어 포맷을 동원할 수 있고, 각 유형마다 일반적인 사용 방식과 효과가 있다. 뉴스조직과 기자는 어떤 유형의 콘텐츠에 어떤 종류의 미디어가 가장 적합한지 알고 있어야 한다.

1. 텍스트  
사안을 분석하고 설명할 때 효과적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주제에 대한 배경 정보와 역사를 제공할 때 가장 익숙한 접근 방식이다. 

2. 사진
잘 포착된 이미지는 긴장감, 환희, 절망 같은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대표적인 형식이다. 직관적이고 빠르게 사실을 전달할 수 있다.

3. 동영상
행동이 포함된 스토리로 오디언스는 스토리 주인공과 더 많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현장에 몰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동영상 콘텐츠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4. 데이터 시각화
복잡한 주제와 수치를 시각적 요소를 사용하여 분류하고 눈길을 사로잡을 때 유용하다. 인사이트를 제공하여 오디언스의 판단을 돕는다.

5. 멀티미디어 스토리 패키지
모든 유형의 미디어 즉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및 데이터 시각화를 결합한 정보 꾸러미다. 각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가 중복되지 않을수록 유익하다. 기자와 스태프는 스토리의 각 부분을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매체를 검토하고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온라인 저널리즘의 속성-뉴스의 디테일을 매만지는 것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언론사의 디지털 비전이다. 비전은 곧 태도와 방향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디지털 리더십이다. 온라인 저널리즘은 디지털 리더십으로 정립, 확장할 수 있다.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긍정의 에너지인 동시에 오디언스에 어필하고 전환을 이끄는 뿌리다. 

리더와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디지털 비전은 언론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 기존의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콘텐츠 제작 방식의 관행을 바꿔 미래에 생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제안하는 행위다. 출발점은 오디언스를 향한 질문이다. 

그 이유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뉴스조직은 그 어느 때보다 오디언스를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면 오디언스의 피드백을 요청하고, 행동을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실시간 대화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오디언스의 존재를 발견하고 정량화할 수 있고 실제적인 협력자로 만들 수도 있다. 

뉴스조직이 오디언스를 정례적으로 상정하면 그들의 목표는 단순히 뉴스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뉴스를 제작한다. 물론 오디언스의 요구를 뉴스 생산 과정에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가는 논쟁적이다. 오디언스가 흥미롭다고 판단하는 것과 뉴스 조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전통매체 기자는 오디언스를 중요하게 바라보고 소통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2) 즉 기자가 상정하는 오디언스는 친숙한 출입처, 사적으로 교류하는 지인들, 내부의 동료와 데스크에 한정된다. 뉴스조직이 떠올리는 과거의 오디언스다. 이들이 현재의 오디언스에 다가가는 것을 어렵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온라인 저널리즘의 진가는 오디언스가 많을수록, 오디언스의 참여가 증가할수록, 오디언스의 요청을 수렴할수록 뉴스가 "더 좋아진다"는 데 있다. 이렇게 더 개선된 콘텐츠는 뉴스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히 콘텐츠 경쟁력을 넘어 오디언스의 영향력-결속력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디언스와 매체 사이의 관계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마다 어떻게 방향을 잡고 대응하느냐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모든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는 매체와 오디언스의 관계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언론의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첫째, 온라인 저널리즘의 역할과 가치는 오디언스의 참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둘째, 수많은 정보 공급 채널의 등장과 기존 언론의 관행 사이에서 오디언스의 뉴스 소비를 설명하고 전략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수적이다. 셋째, 오디언스 간 상호 작용, 오디언스와 매체(저널리즘)의 상호작용을 건설적으로 전환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특히 온라인 저널리즘이 오디언스의 참여에 직접적이고 공개적이며 즉각적인 책임을 지는 새로운 피드백 방식을 갖추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이 피드백의 품질은 제품을 둘러싼 소통, 기자와의 소통으로 검증할 수 있다. '챗봇'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고, 커뮤니티-오디언스 담당자들이 나서기도 한다. 관건은 오디언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의지와 장치들이다.

그간 저널리즘과 오디언스 사이의 관계 연구는 첫째, 인터페이스 등 '연결 기술'로 살펴보는 기술성 둘째, 기자와 오디언스 간의 협의 구조 등 권력성 셋째, 서로 요구되는 역할과 기대 등 인지성 넷째, 지속적인 관계와 연대 등 상호성 다섯째,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교류 등 사회성 여섯째, 참여와 보상 등 경제성으로 다뤄져 왔다. 

결과적으로는 대형 커뮤니티이면서 미디어 콘텐츠가 교환되는 곳들처럼 오디언스가 정보를 생산하고 그러한 행동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뉴스 제작 프로세스의 민주화, 콘텐츠의 신뢰성 강화 여건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오디언스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는 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이다.

한국은 미디어의 자율성 독립성 책임성이 정치 권력에 의해 항상 위협받는 곳들 가운데 하나다. 저널리즘이 처한 위험은 디지털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포퓰리즘, 양극화, 세계질서 재편의 시대에서 언론이 여전히 고수하는 선정주의, 진영화, 상업화는 진실성, 전문성, 윤리성의 경쟁 원칙을 훼손하며 언론산업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어둡게 하고 있다. 

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한 오디언스의 비판을 확인하고 생산적인 장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언론의 위기는 더 가속화 한다. 전통 저널리즘을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정도여서는 안 된다. 디지털 혁신과 전환이라는 거창한 수사만 남발한 채 유료 구독 모델, 콘텐츠 변형, 기술 접목만 전개하는 것으로는 '판'을 바꿀 수 없다. 언론사는 오디언스가 미디어 브랜드에 대해 갖는 집단적, 개인적 경험을 처음부터 재정의, 재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이다. 

1)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서 언론과 독자 관계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는 '오디언스(audience)'다. 오디언스는 읽는 사람인, 독자(reader)와 다르게 능동적인 연결을 상징한다. 독자는 수동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이지만 오디언스는 참여하는 상대다. 

2) 저널리즘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민과 공동체에 봉사하는 것이다. 언론학이나 미디어 환경에 노련한 기자들도 오디언스에 다가가야 할 의무를 인식하면서도 독자들이 뉴스 가치가 있는 것을 지시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경계한다. 독자들의 말을 너무 가까이 듣는 것이  판단력을 약화시킬 수 있거나 뉴스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계한다. 혁신 뉴스룸들조차 독자를 염두에 두고 뉴스의 가치와 비중을 결정하지만, 오디언스의 선호도를 의식적으로 요청하고 반영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기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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