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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의 미래

"구독 모델 성취하려면 브랜드 재정의 차원으로 접근해야"

by 수레바퀴 2024. 7. 13.

유튜브서 우위를 점유하는 MBC. 디지털 매출 가운데 유튜브 매출 비중이 크다.(수치는 미디어오늘 등서 발췌. 기준 연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근 2~3년 사이다.) 문제는 플랫폼 종속이다. 이렇게 확보한 신뢰와 영향력을 제작 및 유통 등의 정비를 통해 자체 플랫폼 강화로 전환해야 한다.

대전에 한 지상파 방송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구독모델의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방송사는 뉴스를 비롯 자체 편성하는 프로그램 분량이 일 1시간 안팎에 불과할 정도지만 뉴스 채널은 독자적으로 운영 중이다. 기껏해야 본사 브랜드의 지역(서브)으로 기능하는 터라 구성원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

"현재 미디어 환경은 (인공지능 확장으로) 지식정보 생태계의 대전환, 빅플랫폼 뉴스 서비스의 퇴락, 이용자의 뉴스 소비 절약(회피)과 (유튜브 등으로의) 이동 등 심중한 변화를 지나고 있다. 인터넷(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증강현실 같은 디지털의 진보로 뉴스 생산과 배포 등 뉴스조직의 대응에서 기술 수용도 확장돼 왔다"며 구독모델은 단지 제품 전략이나 이용자, 마케팅의 차원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문화, 인간, 정보의 본질에 접근할 때 지속가능성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구독 모델은 세 가지 핵심 가치가 있다. 예측 가능한 수익, 향상된 개인 정보 관리, 훌륭한 이용 경험 등이다.

첫째, '뉴스' 형식과 내용의 전면적 재정의다. 영화 드라마와 다르게 뉴스는 근원적인 경쟁에 처했다. 도대체 뉴스는 무엇인가,라는 도전적 질문부터 응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숏폼 영상은 기자의 리포팅 없이도, 언론사 브랜드(로고)가 없이도 실시간으로 뉴스처럼 소비되고 공유된다. 다루는 주제는 사건 사고같은 전통매체의 취재 대상과 100% 겹친다. 한 컷의 그래프도 마찬가지다. 전문가의 인용글과 함께라면 그것은 뉴스다. 지금 소셜미디어 '뉴스 피드'에 노출되는 모든 스토리가 곧 '뉴스'인 것이다.

'제품'은 디지털 뉴스가 가진 속성을 고려해야 한다. 종전의 뉴스 형식(6하원칙)을 벗어날 수 있으며 부분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오히려 인포그래픽이나 사진 한 장이 더 이용자에 친숙한 포맷일 수 있다. 종일 주목받은 뉴스라면 하나로 정리, 요약하고 이해당사자의 상반된 목소리를 연결(link)하는 구성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메신저가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사람이 기고한 글이어도 충분하다. 뉴스는 편집국이나 보도국 기자들의 전유물로서 강화되지 않는다.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관여나 조합이 제품이다. 

선제적으로 구독모델을 도입한 언론사의 '제품'은 '비뉴스' 콘텐츠-게임, 레시피, 데이터(보고서) 비중이 적지 않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되거나 예측이 가능한 것들이다. 언론사(뉴스)는 스스로 보유한 '신뢰'를 얹는 것이다. 현재 한국언론의 '뉴스'는 구독 모델의 에너지가 없다. 종전 방식의 뉴스 뿐이고 '프리미엄'의 문패만 바꿔 놓았다. 이런 구조만 가능한 매체환경서는 구독 모델의 가치를 담보하기 어렵다. 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면 '뉴스'를 만드는 뉴스룸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스튜디오(beyond newsroom)이 되어야 한다.

둘째, 풍부한 디지털 뉴스 소스는 정보 과부하로 이어지고 있다. 잘못된 정보나 가짜 뉴스의 범람도 그 둘레에 있다. 정보의 홍수는 이용자를 압도하고 혼란과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디지털 기술은 이 문제를 '개인화' 즉, 맞춤 정보로 제시한다. 맞춤 정보는 개인의 이력이나 배경에 부합하고, 동기와 관심사에 호응하는 콘텐츠로 푸시(알림) 또는 응답(대화/소통) 등의 서비스를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이용자가 로그인을 해서 어떤 정보를 이용하는지 그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독 모델'은 되도록이면 이용자의 많은 것을 알아내어 필요한 것들을 계속 제시해 구독을 습관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아직 한국언론은 '진보' '보수' 진영에 머물러 있고, 2030은 취업과 자기계발 5060은 은퇴 건강 같은 키워드로 구분하는 정도다. 5060 세대는 '은퇴'에 관심많은 세대로 규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는 한 경제지 강연을 했을 때다. 제품 전략은 종과 횡으로 그어야 한다. 은퇴는 이들 세대만 꿈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5060 은퇴'는 제품이 될 수 없고, 적어도 '동남아에서 은퇴생활을 즐기고 싶은 5060'처럼 더 들어가야 한다.

구독 모델이 지속가능하려면 이용자의 미래 관심사, 현실적 동기를 항상 헤아리고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 즉, 제품을 만드는 뉴스조직은 이용자와 밀착해야 한다. 지표로도 분석하고 시장 트렌드를 살피고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개인비서가 되고 있다. 구독 모델은 개인의 정보 채널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개인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혁신하는 언론사는 고객관계 관리를 한다. 멤버십을 운영한다. 제품과 마케팅은 한몸이다. 뉴스조직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데이터 부서) 조직이 제품을 주문해야 한다. 구독 모델은 개인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전사적인 비즈니스다.

지역 언론은 교통, 사건사고, 날씨(기후), 교육 등 4대 로컬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웹사이트나 앱에서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효과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은 기초적인 일이다. 대전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유성구는 유일하게 유입인구가 늘고 있다. 생활 인프라나 교육여건이 좋다는 평가다. 커뮤니티도 많다. 지역 언론의 구독 모델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관심사를 기본적으로 서비스하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교류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거기에 지역의 정보, 사람들의 진짜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기자나 PD 스스로도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구독 모델'의 시동에 발맞춰야 한다. 


셋째, 이미 '뉴스 회피'는 하나의 추세다. 디지털 뉴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기존 신념 및 선호도에 맞는 콘텐츠의 우선 순위를 지정하여 개인이 자신의 세계관을 강화하는 정보 노출로 이끄는 에코 챔버(Echo Chambers)를 낳는 경향이 있다. 경쟁이 치열한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클릭 생성은 숙명 같은 것이다. 또한 의사결정권자들은 다른 언론사와의 지표 경쟁, 예를 들면 네이버 언론사판 구독자수를 여전히 주간회의에 올리고 있다. 자체 플랫폼 강화 전략은 형식주의에 그치고 변죽만 요란한 TF 뿐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복잡한 경쟁 환경을 탐색하려면 업의 본령으로 다가가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리더는 언론사가 보여주는 최고의 품질은 저널리즘의 원칙에 기반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마크 톰슨이 <뉴욕타임스>를 맡았을 때 "뉴스는 더 잘 쓰여진 뉴스, 더 잘 보도된 뉴스, 더 나쁜 뉴스가 있다"며 "더 나은 뉴스일수록 분별력 있는 이용자는 뉴스에 대해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는 정교한 문화적 제품이다. 이용자는 최고의 뉴스를 통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구독 모델을 안정화시킨다. 뉴욕타임스가 '압도적 저널리즘'을 외친 배경이기도 한다.

점점 분명해지는 점은 선택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구독자는 점점 더 요구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 언론사 나아가 미디어 기업간 구독 모델의 경쟁으로 차별성 없는 구독 모델은 충성도가 낮아지면서 이탈 행렬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인력도 자본도 열악한 지역 언론 그리고 특히 방송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결국 구독 기반 서비스를 위한 3가지 핵심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저널리즘을 강화하고, 커뮤니티를 제안하며, 제품(데이터)을 확보하는 일이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을 수술해야 한다. 

디지털 뉴스 구독 모델은 기술, 비즈니스, 콘텐츠, 이용자 소비 등의 변동 국면에 놓여 있다. 제품만 우선해서도 안 되고, 기술만 강조해서도 안 된다. 구독 모델은 문화 제품으로 다뤄야 하는 만큼 일하는 방식, 조직, 미션 등 뉴스조직의 전반을 재정의해야 한다.


마크 톰슨은 CNN에 가서도 '구독 모델' 부활을 시사하며, TV의 재정의를 부르짖었다. 언론의 구독 비즈니스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축적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교한 문화적 제품을 내어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지역) 언론 역시 구독 모델에서 무언가를 성취하려면 일부 부서나 프로세스의 변경, 기술 접목 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인정해야 한다.    

현재 '산업으로서의 언론'의 종말은 기정사실이다. 언론이 산업이 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광고가 더 이상 언론에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언론사들이 산업 내의 양극화를 우려하고 있다. 과점하고 있는 언론사조차 냉정한 광고주를 대면하기 시작했다. 대형 언론사가 시장을 '나홀로' 주도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생산 주체, 장르의 경계가 소실되는 무한 경쟁 생태계다. 

그러나 관계나 관심사 기반의 이용자 확보는 등한히 해왔고, 대다수 이슈 파이터의 성격으로 뉴스조직을 운영한다. 이슈가 꺼지면 이용자가 사라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단절적인 이용자 연결 관계다. 다양성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더 많은 경쟁자의 몫이 됐다. 콘텐츠와 서비스의 개념을 타깃 이용자, 이용자 연결로서 다뤄야 할 때다. 여기에는 더 열린 협업과 협력이 필요하다. 파트너십과 커뮤니티 구현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구독 모델의 가능성을 신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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